오월의 숲에 들어서면
눈도 맑아지고
지끈지끈하던 머릿속도 어쩌면 그렇게 시원해지고 가벼울 수가
정말로 여기 오길 잘 했네
상쾌한 공기에 내 가슴 속 찌꺼기들
저 머얼리 날려려버리고
나를 그대로 안아주는 나무한테로 달려가본다.
근심에 그득한 내 얼굴도 이제 반짝반짝 빛이 나
산에 들어서면 몸짓 손짓으로 막 녹색물 오른 나무한테 말을 꺼내리라.
산봉우리 너머 능선까지 녹색 장막을 치느냐
여기저기 영양소를 빨아대기에 한창 바쁜 시절이구나!
여간 눈코뜰새없이 바쁜 요즈음 내게 짬이라도 내주어서 정말 고마워
삭신이 쓰시고 온 몸이 근질근질 허리도 아픈데
너한테로 가기만 하면 아픈 데가 조금씩 사라져
키높이 구두를 신고 하늘 끝까지 닿을려고 하는 너의 야먕도 참 거창하다.
그렇게 부지런히 신록을 쌓고 쌓아서 그린왕국을 건설하렴.
세상사람들에게 편안한 안식처를 제공해주고
산새에게 보금자리도 주고 먹이도 나눠주는 너의 넓은 마음
난 오월의 슾에 반해버렸어
쳐다봐도 쳐다봐도 질리지 않는 너의 변함없는 정조
너를 네 눈에 영원히 담아서 가져가고 싶구나!
녹색 장막이 두꺼워지면 두꺼워질 수록
너의 사랑은 하늘보다도 더 넓게 세상을 덮어주겠구나!
오월의 숲속은 내겐 어머니의 품이다.
오늘도 오월의 숲속에서 잠 한소금 자고 가자꾸나!
출처: https://choijam.tistory.com/entry/오월의-숲 [낙엽에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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