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전주 공원묘지 가는 길

목이 긴 사슴 2011. 6. 5. 17:32

꼬부랑 꼬부랑 고갯길

하루가 다르게 나무잎사귀들이

쏜살같이 울타리를 하늘높은 줄모르고

바람부는대로 성을 쌓았다.

모랫재고개는 신선이 쉬었다 가는고개

절벽밑  쬐금만하게 마을이 보이고

논이 보이고 도로에 차가 지나가고

이렇게 높은 고개에 올라서면

마치 다른나라 캄보디아에 온 기분

인적이 드문 휘어진 도로에

오로지 나무들만 무성히 자라고 있었다.

마음껏 맑은 공기를 마시며 모랫재터널을 지나서

공원묘지에 도착했다.

작년과 똑같이 꽃병의 꽃이 바람에 휘날리고

사방이 탁 트여서 뱃속이 시원하게

소리쳐 어머니를 불렀다.

여기 한번 와봐야지

마음이 편하지

어머니 보고싶으면

공원묘지에서 절하면 되지

산새소리 벗삼아 아침에 일어나고

이름모를 산꽃향기 맡으며

훠얼훵 날아다니고

푸르른 신록처럼 언제나 변함없이 오로지 한 마음

언제나 마음속에 한마음

우리도 오로지 어머니를 기리는 한마음

이제 편히 계시고 걱정일랑 하지 마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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