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문 지나서
백련암 바람모퉁이 오르막길
눈송이 차곡차곡 쌓여 하이얀 도화지
얼룩이 질까 조마조마
어느 누구도 감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해
내 눈은 초첨을 잃었어
무릎까지 올라오는 학교길
신발은 눈속에 빠져도 발이 시렵지 않아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두 발은 거침없이 앞으로 달렸지.
하늘도 땅도 하나
설국은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눈사진을 찍으며 읏고 있는 동심으로 달려가네.
발자국 옮길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산속에 내 발자국이 찍히네.
누군가 나를 알아보면 어이할꼬?
참나무 기둥에 나지막히 쌓인 눈
기막힌 설경에 눈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네
나 여기 오늘만은 잠시 멈춰서서
설경작품을 그려보고 싶네.
출처: https://choijam3.tistory.com/238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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