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내장산 설경

목이 긴 사슴 2019. 2. 1. 22:08

일주문 지나서

백련암 바람모퉁이 오르막길

눈송이 차곡차곡 쌓여 하이얀 도화지

얼룩이 질까 조마조마

어느 누구도 감히 발걸음을 옮기지 못해

내 눈은 초첨을 잃었어

무릎까지 올라오는 학교길

신발은 눈속에 빠져도 발이 시렵지 않아

겨울바람이 불어오면
두 발은 거침없이 앞으로 달렸지.

하늘도 땅도 하나

설국은 어느새 타임머신을 타고

눈사진을 찍으며 읏고 있는 동심으로 달려가네.

발자국 옮길 때마다

뽀드득뽀드득

산속에 내 발자국이 찍히네.

누군가 나를 알아보면 어이할꼬?

참나무 기둥에 나지막히 쌓인 눈

기막힌 설경에 눈부셔서 눈을 뜰 수가 없네

나 여기 오늘만은 잠시 멈춰서서

설경작품을 그려보고 싶네.



출처: https://choijam3.tistory.com/238 [잃어버린 나를 찾아서]

'겨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운산에 부치는 노래  (0) 2019.12.15
내장산 원적암 산책길따라  (0) 2019.12.14
말들의 전쟁  (0) 2019.01.25
추운 겨울날 저녁에  (0) 2019.01.03
산사의 겨울  (0) 2017.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