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이 퉁퉁 부어서 실내화가 들어가지 않는다.
겨우 발가락으로 신발을 걸쳤나?
애야 신발 특대로 새로 사와야겠다.
젊었을 적 마을대항 달리기에서
맨발벗고 발바닥닿지도 않은 채
달려서 일등한 발인데
이젠 걸음도 잘 걷지 못하고
병실 침대에 앉아서
입원환자들 거동만 살피기에 급급하다.
발가락 발톧은 하이얗게 곰팡이가 슬고
무좀도 끈질기게 따라다니나?.
하이얗고 건강한 두발은
이제 윤기도 결기도 자존도 보이지 않는다.
발도 세월따라 잊혀지는 것인가?
병고에 시달려
발도 북풍을 피하지 못하는지
닳고 해지고 검버섯 돋아나고
발톱은 곰팡이가 파고 들고
이젠 약도 효력이 없나보다.
드넓은 논에서
모내기.벼베기
얼마나 많은 일을 했던가?
한쪽 다리를 못써서
지팡이를 의지하며
팔로 걸어야 했던 세월들
드넓은 평야에서 마음놓고 자유롭게 뛰어다니던 청춘은
어느새 세월따라 잊혀지는 것일까?
발을 씻겨드리고
안마해주어도
차츰 차츰 감각이 없어져
아픔을 못느끼는 발
생로병사 길로 접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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